내이야기

절망

무이골 2012. 1. 26. 17:49

[絶望

 

北關에 계집은 튼튼하다

北關에 계집은 아름답다

아름답고 튼튼한 계집은 있어서

흰 저고리에 붉은 길동을 달아

검정치마에 받쳐 입은 것은

나의 꼭 하나 즐거운 꿈이었더니

어느 아침 계집은

머리에 무거운 동이를 이고

손에 어린 것을 끌고

가파로운 언덕길을

숨이 차서 올라갔다

나는 한종일 서러웠다]

 

스물일곱의 백석은

`한종일 서러웠`을까?

제목은

절망일까?

 

흰 저고리에 붉은 길동을 달아

검정치마에 받쳐 입은

아름답고 튼튼한 소녀의

식민지 조국에서의 고생스런 결혼 생활이 그 까닭은 아닌 걸로 보여지고.. ...

설명 더 하면 재미엄찌.설명 끝.

 

다만

실재하기를 고집해서 불행해지는.. 실재할 수 없는 희망,안정,행복 따위의 신기루를 좇아

헐떡거리는 것들에 절망하는 나는

함경도 사투리 범벅인 백석의 시와 친해져버렸다.

絶望 때문에..

 

절망하자.

절망하면 안 되나..?

 

절망 안에 불안 있드나..?

 

절망 견디지 않고 아름답드나..?

 

절망 없이 자유 있드나..?

 

절망 모르는 기 너그럽드나..?

 

넓드나..?

 

 

참되게 절망만 이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