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화장실

무이골 2009. 12. 7. 11:21

 

 

올 봄에 농사 짓는 무당 형의 화장실을 하루만에 뚝딱 지었다.

내가 보기에 형의 본업은 무당 같은데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구들자격증이 있고 미장도 할 줄 알고 보일러도 볼 수 있고

타일시공기술도 있다.

가끔씩 동네에 초상이 나면 풍수도 본다.

가끔씩 무당 일이 생겨서 과일과 과자 술 등의 제물을 쓰는데

다 내 차지다. 제물의 대부분은 고급이지만  술은 그때그때 틀리다.

형의 말에 의하면 굿을 하려는 망자의 영가를 자기 몸에 실어보면

그 귀신이 고급 술을 좋아하는지, 막걸리를 좋아하는지, 안단다.

영가가 고급 술을 좋아하면 고급 술을 농주를 좋아하면 농주를 쓴다.

나는 그 영가가 고급 술을 좋아하기를 언제나 기도한다.^^

형이 얘기해주는 귀신이야기나 치료 경험들도 재밌는데

무당을 찾는 사람들의 아픔을 추적하다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     ...

지금의 아픔은 지금으로 끝내야 한다.

지금의 슬픔은 지금으로 끝내는게 좋다. 

미루지 말고 온전하게 아파하고 마음껏 슬퍼하고 불안해하길..

지금 아픔의 해결은 지금 아파하는 거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거..

미루다간 돈 들고 무당 찾아 가야 된다는 거..

석한이 배만 불린다는 거..^^  

잊지마소서.